이전 글 : 신입 개발자로 입사하기까지 선택과 이야기

  이전까지는 내가 취업하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썰을 풀어봤다. 그래서, 이번 글에는 내가 취준하면서 느꼈던 점, 그리고 앞으로 저와 같이 취업할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에 대해 간단하게 쓰고자 한다.

 

 

 이 글은 '개발자 취업 TIP' 이나 '취업방법 공유' 같은 글이 아니다. 그냥 전 글에 이어지는 썰풀이의 연장선이니, 이걸 보고 무슨 '취업할때 꿀팁' 이런거라고 생각하지 말고 가볍게 읽어주면 좋겠다.

 

 

개발자 취업 쉽다.... ???????

 요새 개발자 취업이 상대적으로 잘 된다고 하는데, 글쎄.... 취준생 입장에선 당연하겠지만 하나도 체감이 안 된다.

물론 다른 자리에 비해선 훨씬 자리도 많고 비교적 수월한 건 사실이긴 한데,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다고 생각이 든다.

 

 

 정확히는 그냥 처우 상관없이 취업만 하는게 목표면 쉽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사람인에 학력이랑 플젝내용만 적당히 넣어서 이력서 오픈해봤는데, 한 열흘에 한번꼴로 면접제의가 들어왔었다. 그런데 처우나 기술스택, 회사가 내가 생각하는 정도와 차이가 많이 나서 전부 거절했다. 

 

 

 솔직히 처음 취준 시작할땐 요새 컴퓨터전공이면 기업에서 앞다퉈서 데려간다, 이런 말 듣고 조금 널널하게 준비한 면이 있는데, 우리가 원할 만한 그런 기업들은 여전히 빡세게 준비된 사람을 원한다. 그러니까 저런 말 그냥 흘려듣고 꾸준히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오히려, 요새는 워낙 부트캠프 같은 데서 실전압축 과정으로 공부해서 나오는 사람들도 많아서, 이런 사람들과도 경쟁을 해야 한다. 그래서 취업이 쉽다 생각하진 말고 열심히 준비하면 좋겠다. 심지어 학력이나 스펙 거의 안보고 코테로 거의 다 거른다 해도 서류탈락도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

 

 

 그러니까, 뉴스에서 듣던 거보다 취업이 잘 안돼도 너무 자책하거나 조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리 코로나19로 IT가 호황이라지만 이건 거의 경력직 얘기고, 신입 입장에서는 여전히 문이 좁다... 


 그리고, 대기업 말고도 스타트업 중에서도 어느정도 자리가 잡히고 처우가 괜찮은 곳이 많으니 한번 노려보면 좋겠다. 물론 기업마다 면접에서 보는 요소들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SI 대기업들이랑 스타트업 같은 기업들이랑 면접 진행이 차이가 많이 나서, 자기한테 맞는 면접 형태가 있을 것이다.

 


할수 있는 데 까진 해봐주세요

 내 취준 생활에서 가장 큰 분수령이 아마 인턴의 정규직 전환을 제안받았던 시기일 것이다. 그만큼 많은 고민이 있었고, 정규직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 모두 일장일단이 있다 보니 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했다. 결과적으로 제안을 거절했고 더 좋은 곳에 갔으니 잘 되긴 했다.

 

 

 취준을 해보고 나니까, 이 결정이 잘했다고 더욱 크게 느껴졌다. 거의 이전 학기는 한과목만 듣고 취준에만 전념했는데도, 시간이 널널하진 않았다. 취준을 무슨 서류 한군데만 쓰는것도 아니고, 서류도 수십 군데 써야하고 서류 붙으면 코딩테스트도 시간 내서 봐야 한다. 면접까지 가게 되면 회사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하는 등 하나의 회사마다 수십 시간을 써야 한다. 아마 회사를 다녔다면 시간도 그렇고 체력적인 이유로 이렇게 하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 연차가 무한인 것도 아니고, 심지어 회사일이 바쁘면 연차도 원하는 대로 못쓸 것이다.

 

 

 그래서 첫 경력이 될 직장은 최선을 다해서, 정말 신중하게, 그리고 급하지 않게 골랐으면 좋겠다. 첫 직장이 정말 중요한 게 이게 커리어와 연봉의 시작점이니까 당장 어디 붙었다고 바로 가는 대신, 능력이 되는 데 까지는 해 봤으면 좋겠다. 나도 네카라에 가고 싶었고, 그래서 네카라 공채에 모두 썼고 다 탈락했다. 그래서 내가 지금 와 있는 회사가 솔직히 가장 가고 싶었던 1지망은 아니지만, 내가 생각했던 대부분의 회사에 다 도전해 봤기 때문에 따로 후회하진 않는다. 적어도 여기 있는 회사가 내가 갈수 있었던 회사 중에 최선이라는 점은 이해하고 있다. 

 

 

 이렇게 써놨는데 오해할까봐 첨언하자면, 나는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를 좋아한다.^^; 신입 생활도 이것저것 배려받는 것 같아서 만족하고 있고, 적어도 다른 기업들과 달리 나의 가치를 가장 높게 알아봐 준 기업이기 때문이다.

 

 

 

멘탈을 잡아주세요

 

 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면접 탈락할 때마다 멘탈이 깨졌다. 그냥 내가 이거밖에 안되나? 라면서 자존심에 금도 가고, 지금까지 노력한 게 싹 허사가 된거니 허무하고 그냥 하기 싫었다. 그래서 한 면접탈락하고 3일정도씩은 취준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누워서 유튜브만 봤었다. 특히, 면접관이 날 칭찬했는데 결과는 탈락이었던 모 기업 면접 이후는 그냥 올해 취준은 쉴 생각까지 했었다.

 

 

 면접 관련 유튜브 보면 영상이든 댓글이든 항상 나오는 말이 있다. "면접은 소개팅과 같아서 그 사람의 스펙보다는 그 사람과 회사의 궁합이 우선이다." 요 말이 진짜인지는 솔직히 나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면접 합불여부가 반드시 능력에 비례하지 않는다, 즉 운빨이 작용한다는건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심지어, 기업의 면접 탈락 안내문에서도 '귀하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 어쩌구 멘트가 나온다.

 

 

 그러니까, 당연한 말이지만 탈락에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한다. 떨어지면? 그냥 "ㅋㅋ ㅄ기업 응 안가~" 해버리자. 회사들 대부분 까보면 이상한거 많이 나온다. 세상엔 갈 회사 엄청 많고 솔직히 지금 생각해보면 저딴 회사가 날 떨어뜨려? 같은 기업들도 많았다. 그냥 떨어지면 정신승리 해버리자. 편하다.



 그러니까 다들 화이팅이다. 나도 솔직히 운 좋아서 취직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운은 그냥 얻은게 아니라 아무튼 꾸역꾸역 서류 난사하면서 얻은 거니까, 다들 포기하지 말고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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