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AWS 다들 한번쯤은 써봤을 것이다. 가입만 하면 프리티어로 1년동안 이것저것 다 돌려볼 수 있어서 엄청 유용하다. 나도 해외결제 가능한 카드 거의 다 써서 프리 티어 쏠쏠히 이용하고 있다. 그러면 AWS 문서들은 읽어 봤는가?


  EC2 공식 문서이다. EC2를 처음 써보는 사람들이 이 문서를 보고 이게 뭔지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당장 맨 위의 EC2에 대한 설명을 보자. "클라우드에서 확장 가능 컴퓨팅 용량을 제공합니다. ~~ 하드웨어에 선투자할 필요가 없어 더 빠르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습니다." 이거만 봐서는 이게 정확히 뭐 하는 건지 알기 어렵다. 이걸 간단하게 설명하면 "하드웨어 필요없이, 내가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클라우드 서버를 제공한다." 이다.


 그나마 EC2는 좀 낫다. 유명한 서비스라서 사람들의 손길이 많이 닿아서 비교적(?) 깔끔한 편이다. 이제 잘 알려지지 않은 구석탱이 서비스의 문서를 보자. AWS EFS라는 서비스의 공식 문서이다. 참고로 기계 번역이라고 명시되어 있긴 하다.

 

 나는 분명 스택 오버플로우에서 누가 이걸 추천해줘서 공식 문서를 보러 왔는데, 다 읽고 나서도 "그래서 이게 뭐하는거고 어떻게 쓰는건데?"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뒤로 갈수록 새로운 내용이 등장해서 혼란만 가중된다. 수능 영어지문 한글 해석본 보는 느낌이랑 비슷했다.

 

 

 그러다 보니, AWS 서비스를 새로 사용해 볼 일이 있으면 공식 문서보다는 블로그 보고 따라는 게 훨씬 더 쉬웠다. 그러다가 문득, 왜 나한테(그리고 몇몇 사람들에게) 이 공식 문서가 잘 안 읽히는지 나름대로 생각해 봤다.

 

 

 

 

1. 초심자를 위한 문서가 아니라 그냥 스펙 명세서 같다

 

 

 AWS 문서들의 공통점은 뭔가 엄청나게 많이 적어놨는데, 대부분 처음 문서를 접하는 입장에선 TMI 수준이다. 당장 위의 두 장도 해당 서비스 공식 문서 첫 페이지에서 캡처해온 것이다. 어떤의 첫 페이지에는 이게 뭐하는 건지, 그리고 어떻게 활용하는 건지 쉽게 설명하고 나서 디테일한 기능 설명을 해 주는게 맞는데, 이 문서들은 처음부터 모든 걸 다 설명해 주려고 한다. 온갖 용어가 다 튀어나오니 초심자 입장에선 당연히 혼란만 가중된다.

 

 

 

 그래서, AWS 문서들은 초심자들을 위한 내용이라기보단 서비스 개발자들이 개발 이후 작성한 스펙 명서서 느낌이다. "이 서비스는 우리가 이러한 의도로 이렇게 쓰라고 만들었다!"라는 느낌이다. 물론 이런 문서들도 당연히 숙련된 개발자들에겐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전문적인 내용은 자세하게 잘 되어 있다. 하지만, AWS는 많은 사람들이 쓰는 서비스이고 큰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만큼, 초심자들을 위한 튜토리얼 문서도 조금 더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

 

 


 EC2를 쓸 때, 무슨 VPC가 뭐고 EBS가 뭐고 신경쓸 필요 없이, 접속할 수 있는 서버만 필요하다면 인스턴스를 만들고 키 페어를 생성해서 해당 키를 통해서 접속하는 과정만 있으면 충분하다. 이런 필수 과정을 중심으로 소개하면서 튜토리얼을 간소화 해 주면 좋겠다. React나 Django 공식 튜토리얼도 자질구레한 기능의 세부 설명은 나중에 하거나 아예 따로 문서로 분리하고, 우선 틱택토튼 퀴즈앱이든 뭔가 띄우는 거 위주로 설명해 주지 않는가? 사람들이 따로 블로그를 참조하지 않아도, 문서만 보고 따라해서 서버를 띄울 수 있는 그런 튜토리얼 문서가 되면 좋겠다.

 

 

 

 물론 튜토리얼 대용으로 '자습서'라는 항목이 따로 있긴 한데, 뭔가 다른 문서들보단 친절하긴 한데 여전히 대부분 AWS 문서스럽다....

 

 

 

2. 너무 뺵빽해

 

 위에서 썼던 사진이다. 이게 모바일에선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는데, 솔직히 어지럽다. 옛날에 읽었던, 한글과 한자가 깨알같은 글자 크기로 뒤얽혀 글자의 산을 이루던 이문열 평역 삼국지 같다. 글도 빽빽한데 내용도 너무 많다. 전체적으로 문서가 너무 방대하고 소위 말하는 TMI도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필요한 부분을 찾기도 힘들었다. 정작 어떻게 사용하는지? 에 대한 내용이 부실한 경우(or 내가 못 찾은 경우)도 꽤 있었다. 세부적인 개념은 따로 분리하고, 개행이나 공백도 넣어 글의 밀도를 줄이고, 필요하면 그림이나 도표도 넣으면서 글에 호흡을 가지고 천천히 읽을 수 있는 문서가 되면 좋겠다.

 

 

 단순히 글이 많은 게 문제가 아니라,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스크롤 하나에 너무 많은 내용이 담겨서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용어나 개념이 훅훅 튀어나온다. 그래서 글을 읽을수록 이해가 된다기보단 온갖 용어와 개념이 얽혀 머릿속이 오버플로우가 날 지경이다. 이런 부분도 신경써 줬으면 좋겠다. 

 

 

 


3.  내용 갱신좀

 

 자습서 보고 따라하는데, 분명 '이거' 누르세요 라고 써있는데 '이거'가 콘솔에서 안 보일 때는 너무 당황스럽다. AWS 서비스들이 워낙 휙휙 바뀌어서 그런지, 문서가 업데이트 되지 않아 필요한 기능을 눈치로 찾아가야 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잦았다. 이런 것도 신경써 줬으면 좋겠다.

 

 

 

 

 위 내용은 개인의 의견일 뿐입니다.
이렇게 글은 썼지만 AWS 서비스 잘 쓰고 있습니다. I♡A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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