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AWS 다들 한번쯤은 써봤을 것이다. 가입만 하면 프리티어로 1년동안 이것저것 다 돌려볼 수 있어서 엄청 유용하다. 나도 해외결제 가능한 카드 거의 다 써서 프리 티어 쏠쏠히 이용하고 있다. 그러면 AWS 문서들은 읽어 봤는가?


  EC2 공식 문서이다. EC2를 처음 써보는 사람들이 이 문서를 보고 이게 뭔지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당장 맨 위의 EC2에 대한 설명을 보자. "클라우드에서 확장 가능 컴퓨팅 용량을 제공합니다. ~~ 하드웨어에 선투자할 필요가 없어 더 빠르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습니다." 이거만 봐서는 이게 정확히 뭐 하는 건지 알기 어렵다. 이걸 간단하게 설명하면 "하드웨어 필요없이, 내가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클라우드 서버를 제공한다." 이다.


 그나마 EC2는 좀 낫다. 유명한 서비스라서 사람들의 손길이 많이 닿아서 비교적(?) 깔끔한 편이다. 이제 잘 알려지지 않은 구석탱이 서비스의 문서를 보자. AWS EFS라는 서비스의 공식 문서이다. 참고로 기계 번역이라고 명시되어 있긴 하다.

 

 나는 분명 스택 오버플로우에서 누가 이걸 추천해줘서 공식 문서를 보러 왔는데, 다 읽고 나서도 "그래서 이게 뭐하는거고 어떻게 쓰는건데?"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뒤로 갈수록 새로운 내용이 등장해서 혼란만 가중된다. 수능 영어지문 한글 해석본 보는 느낌이랑 비슷했다.

 

 

 그러다 보니, AWS 서비스를 새로 사용해 볼 일이 있으면 공식 문서보다는 블로그 보고 따라는 게 훨씬 더 쉬웠다. 그러다가 문득, 왜 나한테(그리고 몇몇 사람들에게) 이 공식 문서가 잘 안 읽히는지 나름대로 생각해 봤다.

 

 

 

 

1. 초심자를 위한 문서가 아니라 그냥 스펙 명세서 같다

 

 

 AWS 문서들의 공통점은 뭔가 엄청나게 많이 적어놨는데, 대부분 처음 문서를 접하는 입장에선 TMI 수준이다. 당장 위의 두 장도 해당 서비스 공식 문서 첫 페이지에서 캡처해온 것이다. 어떤의 첫 페이지에는 이게 뭐하는 건지, 그리고 어떻게 활용하는 건지 쉽게 설명하고 나서 디테일한 기능 설명을 해 주는게 맞는데, 이 문서들은 처음부터 모든 걸 다 설명해 주려고 한다. 온갖 용어가 다 튀어나오니 초심자 입장에선 당연히 혼란만 가중된다.

 

 

 

 그래서, AWS 문서들은 초심자들을 위한 내용이라기보단 서비스 개발자들이 개발 이후 작성한 스펙 명서서 느낌이다. "이 서비스는 우리가 이러한 의도로 이렇게 쓰라고 만들었다!"라는 느낌이다. 물론 이런 문서들도 당연히 숙련된 개발자들에겐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전문적인 내용은 자세하게 잘 되어 있다. 하지만, AWS는 많은 사람들이 쓰는 서비스이고 큰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만큼, 초심자들을 위한 튜토리얼 문서도 조금 더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

 

 


 EC2를 쓸 때, 무슨 VPC가 뭐고 EBS가 뭐고 신경쓸 필요 없이, 접속할 수 있는 서버만 필요하다면 인스턴스를 만들고 키 페어를 생성해서 해당 키를 통해서 접속하는 과정만 있으면 충분하다. 이런 필수 과정을 중심으로 소개하면서 튜토리얼을 간소화 해 주면 좋겠다. React나 Django 공식 튜토리얼도 자질구레한 기능의 세부 설명은 나중에 하거나 아예 따로 문서로 분리하고, 우선 틱택토튼 퀴즈앱이든 뭔가 띄우는 거 위주로 설명해 주지 않는가? 사람들이 따로 블로그를 참조하지 않아도, 문서만 보고 따라해서 서버를 띄울 수 있는 그런 튜토리얼 문서가 되면 좋겠다.

 

 

 

 물론 튜토리얼 대용으로 '자습서'라는 항목이 따로 있긴 한데, 뭔가 다른 문서들보단 친절하긴 한데 여전히 대부분 AWS 문서스럽다....

 

 

 

2. 너무 뺵빽해

 

 위에서 썼던 사진이다. 이게 모바일에선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는데, 솔직히 어지럽다. 옛날에 읽었던, 한글과 한자가 깨알같은 글자 크기로 뒤얽혀 글자의 산을 이루던 이문열 평역 삼국지 같다. 글도 빽빽한데 내용도 너무 많다. 전체적으로 문서가 너무 방대하고 소위 말하는 TMI도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필요한 부분을 찾기도 힘들었다. 정작 어떻게 사용하는지? 에 대한 내용이 부실한 경우(or 내가 못 찾은 경우)도 꽤 있었다. 세부적인 개념은 따로 분리하고, 개행이나 공백도 넣어 글의 밀도를 줄이고, 필요하면 그림이나 도표도 넣으면서 글에 호흡을 가지고 천천히 읽을 수 있는 문서가 되면 좋겠다.

 

 

 단순히 글이 많은 게 문제가 아니라,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스크롤 하나에 너무 많은 내용이 담겨서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용어나 개념이 훅훅 튀어나온다. 그래서 글을 읽을수록 이해가 된다기보단 온갖 용어와 개념이 얽혀 머릿속이 오버플로우가 날 지경이다. 이런 부분도 신경써 줬으면 좋겠다. 

 

 

 


3.  내용 갱신좀

 

 자습서 보고 따라하는데, 분명 '이거' 누르세요 라고 써있는데 '이거'가 콘솔에서 안 보일 때는 너무 당황스럽다. AWS 서비스들이 워낙 휙휙 바뀌어서 그런지, 문서가 업데이트 되지 않아 필요한 기능을 눈치로 찾아가야 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잦았다. 이런 것도 신경써 줬으면 좋겠다.

 

 

 

 

 위 내용은 개인의 의견일 뿐입니다.
이렇게 글은 썼지만 AWS 서비스 잘 쓰고 있습니다. I♡AWS

 이전 글 : 신입 개발자로 입사하기까지 선택과 이야기

  이전까지는 내가 취업하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썰을 풀어봤다. 그래서, 이번 글에는 내가 취준하면서 느꼈던 점, 그리고 앞으로 저와 같이 취업할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에 대해 간단하게 쓰고자 한다.

 

 

 이 글은 '개발자 취업 TIP' 이나 '취업방법 공유' 같은 글이 아니다. 그냥 전 글에 이어지는 썰풀이의 연장선이니, 이걸 보고 무슨 '취업할때 꿀팁' 이런거라고 생각하지 말고 가볍게 읽어주면 좋겠다.

 

 

개발자 취업 쉽다.... ???????

 요새 개발자 취업이 상대적으로 잘 된다고 하는데, 글쎄.... 취준생 입장에선 당연하겠지만 하나도 체감이 안 된다.

물론 다른 자리에 비해선 훨씬 자리도 많고 비교적 수월한 건 사실이긴 한데,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다고 생각이 든다.

 

 

 정확히는 그냥 처우 상관없이 취업만 하는게 목표면 쉽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사람인에 학력이랑 플젝내용만 적당히 넣어서 이력서 오픈해봤는데, 한 열흘에 한번꼴로 면접제의가 들어왔었다. 그런데 처우나 기술스택, 회사가 내가 생각하는 정도와 차이가 많이 나서 전부 거절했다. 

 

 

 솔직히 처음 취준 시작할땐 요새 컴퓨터전공이면 기업에서 앞다퉈서 데려간다, 이런 말 듣고 조금 널널하게 준비한 면이 있는데, 우리가 원할 만한 그런 기업들은 여전히 빡세게 준비된 사람을 원한다. 그러니까 저런 말 그냥 흘려듣고 꾸준히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오히려, 요새는 워낙 부트캠프 같은 데서 실전압축 과정으로 공부해서 나오는 사람들도 많아서, 이런 사람들과도 경쟁을 해야 한다. 그래서 취업이 쉽다 생각하진 말고 열심히 준비하면 좋겠다. 심지어 학력이나 스펙 거의 안보고 코테로 거의 다 거른다 해도 서류탈락도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

 

 

 그러니까, 뉴스에서 듣던 거보다 취업이 잘 안돼도 너무 자책하거나 조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리 코로나19로 IT가 호황이라지만 이건 거의 경력직 얘기고, 신입 입장에서는 여전히 문이 좁다... 


 그리고, 대기업 말고도 스타트업 중에서도 어느정도 자리가 잡히고 처우가 괜찮은 곳이 많으니 한번 노려보면 좋겠다. 물론 기업마다 면접에서 보는 요소들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SI 대기업들이랑 스타트업 같은 기업들이랑 면접 진행이 차이가 많이 나서, 자기한테 맞는 면접 형태가 있을 것이다.

 


할수 있는 데 까진 해봐주세요

 내 취준 생활에서 가장 큰 분수령이 아마 인턴의 정규직 전환을 제안받았던 시기일 것이다. 그만큼 많은 고민이 있었고, 정규직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 모두 일장일단이 있다 보니 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했다. 결과적으로 제안을 거절했고 더 좋은 곳에 갔으니 잘 되긴 했다.

 

 

 취준을 해보고 나니까, 이 결정이 잘했다고 더욱 크게 느껴졌다. 거의 이전 학기는 한과목만 듣고 취준에만 전념했는데도, 시간이 널널하진 않았다. 취준을 무슨 서류 한군데만 쓰는것도 아니고, 서류도 수십 군데 써야하고 서류 붙으면 코딩테스트도 시간 내서 봐야 한다. 면접까지 가게 되면 회사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하는 등 하나의 회사마다 수십 시간을 써야 한다. 아마 회사를 다녔다면 시간도 그렇고 체력적인 이유로 이렇게 하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 연차가 무한인 것도 아니고, 심지어 회사일이 바쁘면 연차도 원하는 대로 못쓸 것이다.

 

 

 그래서 첫 경력이 될 직장은 최선을 다해서, 정말 신중하게, 그리고 급하지 않게 골랐으면 좋겠다. 첫 직장이 정말 중요한 게 이게 커리어와 연봉의 시작점이니까 당장 어디 붙었다고 바로 가는 대신, 능력이 되는 데 까지는 해 봤으면 좋겠다. 나도 네카라에 가고 싶었고, 그래서 네카라 공채에 모두 썼고 다 탈락했다. 그래서 내가 지금 와 있는 회사가 솔직히 가장 가고 싶었던 1지망은 아니지만, 내가 생각했던 대부분의 회사에 다 도전해 봤기 때문에 따로 후회하진 않는다. 적어도 여기 있는 회사가 내가 갈수 있었던 회사 중에 최선이라는 점은 이해하고 있다. 

 

 

 이렇게 써놨는데 오해할까봐 첨언하자면, 나는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를 좋아한다.^^; 신입 생활도 이것저것 배려받는 것 같아서 만족하고 있고, 적어도 다른 기업들과 달리 나의 가치를 가장 높게 알아봐 준 기업이기 때문이다.

 

 

 

멘탈을 잡아주세요

 

 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면접 탈락할 때마다 멘탈이 깨졌다. 그냥 내가 이거밖에 안되나? 라면서 자존심에 금도 가고, 지금까지 노력한 게 싹 허사가 된거니 허무하고 그냥 하기 싫었다. 그래서 한 면접탈락하고 3일정도씩은 취준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누워서 유튜브만 봤었다. 특히, 면접관이 날 칭찬했는데 결과는 탈락이었던 모 기업 면접 이후는 그냥 올해 취준은 쉴 생각까지 했었다.

 

 

 면접 관련 유튜브 보면 영상이든 댓글이든 항상 나오는 말이 있다. "면접은 소개팅과 같아서 그 사람의 스펙보다는 그 사람과 회사의 궁합이 우선이다." 요 말이 진짜인지는 솔직히 나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면접 합불여부가 반드시 능력에 비례하지 않는다, 즉 운빨이 작용한다는건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심지어, 기업의 면접 탈락 안내문에서도 '귀하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 어쩌구 멘트가 나온다.

 

 

 그러니까, 당연한 말이지만 탈락에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한다. 떨어지면? 그냥 "ㅋㅋ ㅄ기업 응 안가~" 해버리자. 회사들 대부분 까보면 이상한거 많이 나온다. 세상엔 갈 회사 엄청 많고 솔직히 지금 생각해보면 저딴 회사가 날 떨어뜨려? 같은 기업들도 많았다. 그냥 떨어지면 정신승리 해버리자. 편하다.



 그러니까 다들 화이팅이다. 나도 솔직히 운 좋아서 취직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운은 그냥 얻은게 아니라 아무튼 꾸역꾸역 서류 난사하면서 얻은 거니까, 다들 포기하지 말고 힘내자.

 

 

 

 

 

 

 올해부터 모 대기업 계열 SI회사에 입사해서 다니고 있는데, 그 때까지의 과정을 간단하게 풀어보고자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도 있고, 나한테는 나중에 추억회상용으로 읽기 좋을거 같고, 몇몇 분들에겐 재밌는 읽을거리이지 않을까 싶다. 

 

 

 2021년 초(~5월)

 

 코로나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던 그 때부터 나는 취업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 졸업까진 꽤 시간이 남았고 무엇보다 아직 취준 시작이라는 느낌에 크게 부담은 없었다. 고등학교 1학년때 누구나 SKY를 노리듯이, 나도 이 때는 한창 유명하던 네카라쿠배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다른 기업들보단 네카라에만 지원했다. 무엇보다, 이들 기업들은 서류전형의 중요성이 매우 낮아 코딩테스트까진 무조건 갈 수 있기 때문에, 코딩테스트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메리트가 있었다.

 

 

 사실 그때는 알고리즘 자체를 몇문제 풀지도 않았고, 공부도 체계적으로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가서 풀어도 4문제중에 한문제 풀면 다행이다 생각할 정도로 결과는 항상 처참했고 한번도 면접까지 뚫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결과는 크게 상관 없었다. 지금의 내 실력을 확인하는 선에서, 참가에 의의를 두는 올림픽 정신으로, 실전 감을 잡는 모의고사 용도로 시험을 봤던 게 사실이다. 다행히 각 계열사마다 인턴이니 뭐니 해서 은근 시험을 볼 기회가 많았어서 꽤 많은 시험 경험, 다양한 플랫폼을 경험해 봤다. 

 

 

 

2021년 중(5월~8월)

 

 

 그래도 이쯤 되니까 코딩 테스트가 몇개쯤은 뚫리기 시작했다. 이맘때쯤 한 면접을 3개쯤 봤다. 나는 대학도 정시로 왔고, 특별한 다른 대외활동을 한 적도 없어서 공군 면접과 알바 면접 말곤 면접 경험이 없었다. 그래서 처음 면접 간 회사에서 간단한 자기소개 해보라고 했을때, 따로 준비한게 없어서 어버버하며 임기응변으로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여기서 조금 데이고 나서 그 뒤의 면접들은 자기소개 멘트를 외워가며 좀 더 제대로 준비했다.

 

 

  면접봤던 기업 중, 100명 규모의 스타트업 회사에 면접에 합격했다. 그래서 여름방학 두 달 동안 인턴으로 일했다. 솔직히 기대했던 거보다 엄청 특별한 일을 하지도 않았고, 인턴이다 보니 따로 실무를 경험한 건 아니다. 그래도, 알바나 개인 프로젝트보다 훨씬 제대로 된 사회경험 및 개발 프로세스를 체험할 수 있어서, 의미있고 값진 시간이었다.

 

 

 이후, 여기서 정규직 전환을 제안받았다. 기술 스택, 회사에 대한 인상이나 업무 프로세스, 일하는 사람들은 매우 괜찮았기에 정규직으로 일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했지만, 내 생각보다 적은 규모의 연봉이 발목을 잡았다. 네카라쿠배 이런 기업들에는 당연히 못 미칠 거로 예상했지만, 내 생각보다 제안받은 금액이 작아 조금 당황스러웠다.

 

 

 나는 신입이다보니 업계의 평균 연봉같은건 당연히 몰랐다. 그래서 이 때부터 주변에 수소문을 하며 의견을 물었다. 확인해 보니 일반적인 중소기업보다는 높은 금액을 제시받은건 맞았다. 그래서, 가장 먼저 생각한 건 일단 들어간 후, 중고신입으로 서비스 회사에 이직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일을 해보니까 집에 가면 거의 피곤해서 항상 뻗는 일이 다반사였다. 인턴이라 야근이 하나도 없었는데도 말이다. 이런 경험으로 봤을 때, 정규직으로 일하면 낮에 일하고 밤에 따로 이직준비를 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건 명백했다.

 

 

 그래서 생각한 다른 방법, 퇴직후 재취준 역시 선뜻 고르기 어려웠다. 내가 다시 취업준비를 해서 여기보다 좋은 자리에 갈 수 있을까? 다시 말해, 내가 정말 여기보다 좋은 자리에 갈 수 있는 실력이 있는가? 그리고, 취업준비를 하면 당연히 그 동안 백수로 지내는 건데, 내가 나이가 적은 편도 아닌데 취업이 오래 걸린다면 그 동안 커리어에 손해를 보는 게 아닌가? 그냥 여기서 1년이라도 경력 쌓고 중고신입으로 들어가는게 쌩신입보다 훨씬 편하지 않을까? 등등.. 많은 의문이 들었고 나는 여기서 어떤 질문에도 편하게 답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정규직 제안 이후 굉장히 많이 고민했다.  주변에 자문도 구하고 혼자서도 고민하고 인터넷도 찾아 보며, 며칠동안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부모님께도 여쭤봤는데 내가 원하는 대로 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마음이 바뀌었다. 아마 올해 했던 고민중에서 가장 큰 고민이었을 건데, 재미있게도 내가 대입 때 했던 고민이랑 비슷했다.

 

 

 나는 고3때 수능을 좀 망쳤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 나왔다. 그래서, 반수를 할 생각으로 성적에 맞춰 대학에 지원했다. 그런데, 등록금 고지서로 한 400만원 박혀서 오니까 정신이 확 들었다. 이 돈이면 재수학원에 드는 돈이랑 비슷한데, 어차피 반수로 탈출할 거면 그냥 이 돈을 재수학원에 넣는게 훨씬 돈과 시간 절약에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확 들었다. 물론 반수가 아니라 쌩 재수라는게, 돌아갈 곳이 없는 거니까 리스크도 당연히 크다. 하지만, 그냥 반수라는 애매한 입장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한다면 이도 저도 아니게 될 것 같았고, 할 거면 제대로 하는게 나을 것 같았다. 그래 결국 대학 등록을 포기하고 재수학원에 등록했었다. 내가 현역때 잘못했던 점을 피드백 하면서 악착같이 공부했고, 성적을 올려서 결과적으로 이 때는 성공했다. 
 여담으로, 이 재수 얘기 자소서에 가끔 쓰는데... 인사담당자들은 이런 얘기 식상해서 별로 안 좋아하는 거 같다^^;

 

 

 그리고, 주변인들한테 조언을 구하다가 들은 한 마디가 기억에 남았다. "나의 초봉이, 회사에서 평가한 내 가치이다." 즉 나는 딱 그 정도 금액의 사람이라고 평가된 것이다. 이 얘기를 들으니까, 어느 정도 오기가 생겼다. 나는 정말 이 정도 능력만 가진 건가? 그래서, 나는 내가 좀더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증명하고 싶어졌다. 지금 제시받은 금액도 작진 않지만, 나는 이거보다 더 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이미 한번 비슷한 상황에서, 선택을 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취업까지의 일대기를 다룬 이 글은 계속된다.

 

 

 

2021년 말(9월~12월)

 아침에 출근 안하고 푹 자니까 기분이 좋았다. 역시 사람은 이불 밖에서는 살기 힘들다. 그래도 취준은 해야 하니까 이제 다른 의미로 바쁘다. 학교는 막학기라 교양 한과목만 등록해놓고 이것도 비대면이니 사실상 백수나 다름없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취준하면서, 유명 서비스 기업 뿐 아니라 대기업 SI사들도 찾아 보면서 원서 뿌리고 다녔다. 마침 하반기 공채시즌이라 꽤 많은 공고가 떴다. 네카라도 전부 공채도 떴다.

 

 

 코테보고, 자소서쓰고 하니까 금방 금방 시간이 갔다. 생각보다 자소서 문항이 비슷한게 많아서, 적당히 문항 보고 예전에 작성한 답변 붙여넣고 다듬는 식으로 작업했다. 나름 코테도 합격한 경험 있고, 개발 프로젝트 경험도 몇개 있어서 경험 소개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몇몇 기업에 면접까지는 가게 되었다. 특히 중간에 카카오 공채를 봤는데, 2차 코테까지 뚫으면서 내 알고리즘 능력은 문제 없다고 확신하면서 자신감도 잠시나마 가졌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벽은 높았다. 뉴스는 요새 개발자 모자라서 그냥 대학만 졸업하면 아무 데서나 모셔간다는데, 막상 원서 넣고 다니다 보니까 전혀 체감 안됐다. 한 20개 이상 기업에 원서를 넣어 봤는데, 당장 서류탈락도 꽤 많았고 인적성 탈락, 코테 탈락 등 많은 탈락을 맛 보았다. "안타깝게도 다음 전형에 귀하를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가 아마 이 기간동안 가장 많이 본 문장이 아닐까 싶다. 

 

 

 면접 탈락도 몇번 있었는데 면접 탈락은 받을 때마다 특히 데미지가 컸다. 취업으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이고, 여기까지 오는데도 서류나 코테, 면접 준비 등 소모된 에너지도 많아서, 떨어지면 반작용도 큰 거 같다. 특히, 스스로도 잘 봤다고 생각하고 면접관한테 개발 경험이 풍부하신 것 같다고 칭찬도 받았던 모 면접에서 탈락 통보 받고 나서, 심리적으로 충격이 컸던 것 같다. 이 탈락 통보 이후로 썼던 원서들은 멘탈 나가서 그냥 대충 썼고 전부 서류탈락 했었다 ㅎㅎ...

 

 

 11월 말쯤 되면서 몇개 기업의 전형이 남아있지만 하반기 공채가 대부분 정리되었고, 나는 여전히 대학교에 간판을 걸어논 백수였다. 유명 기업에 입사한 내 주변인들이 정말 대단했던 거라는 생각도 들었고, 올해에는 취업을 못할 거 같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다. 부모님도 괜찮다고 하셨고 나도 취준생 생활을 시작한지 반년이긴 한데, 이미 내 멘탈은 랭크 게임에서 10연패쯤 한 걸레짝이 되어 있었다. 내가 게임에선 화나도 욕 거의 안해서 멘탈은 꽤 괜찮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보다 ㅎㅎ....

 

 

 특히, 나름 스스로의 실력에 자신감이 있어서 이전의 정규직 제안도 거절했던 거기에,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이 기간까지 백수라는 건 아직 내가 지원했던 유수의 기업들에 들어가기엔 실력이 모자라다는 사실이니까. 마치, 쌩재수 시도했는데 재수도 실패해서, 현실을 인정하고 성적에 맞춰 대학을 갈지 삼수를 할지 결정하는 심정이었다. 싸피나 부트캠프라도 들어가야 하나? 라는 고민도 진지하게 해봤다. 비참...까지는 아니지만 그냥 나쁜 의미로 별 생각이 안 들었다. 내년에는 조금 더 낮은 기업까지 노려봐야 겠다는 생각도 확실히 했다.

 

 

 12월 중순부터는 한 두세개 빼곤 거의 다 끝나서 사실상 거의 포기 상태로, 올해는 그냥 쉬자 하면서 다 때려치고 그냥 놀았다. 아무 기대 없이 시간만 때웠다. 그런데, 맨 마지막에 면접 봤던 기업이 있었는데, 결과 나왔다고 문자가 왔다. 별 생각 없이 이 회사의 불합격 멘트를 상상하며 회사 욕이나 하려고 채용페이지 들어갔는데, `안타깝게도` 대신 `축하합니다` ~ 어쩌구가 써있었다.  그래서 이 글이 여기서 끝나게 되었다.

 

 

다음편: https://skyseven73.tistory.com/22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취준했는데, 인터넷으로 정보 찾아보면서 느낀게 요새 개발자라는 직업이 핫한 거에 비해 정보가 엄청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잡코리아 잡플래닛 이런데 면접후기나 인적성후기(IT기업이라면 코테 후기를 보통 여기다 쓰는 것 같다)도 생각보다 쓸만한 정보가 없었다. 그래서 22년부터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정보를 드리고자 따끈따끈한 21년 하반기 코테 대충 후기를 적고자 한다. 기업별로 쓰는것도 귀찮고 그냥 비슷한 회사들은 코테경향이 다 비슷해서 한꺼번에 써도 상관없을 것 같다.



 솔직히 사람들이 뭘 궁금해 할지 모르겠어서 적당히 쓰고 궁금한거 있으면 댓글을 달아주시면 최대한 답해보겠습니다. 단, 똑같은 답변 두개 달긴 싫고 정보는 평등하게 공개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라, 비공개 댓글은 따로 답변하지 않을 예정이니 공개로 달아주세요.

 

 

** 나는 IT 취업 매니저도 아니고 인사담당자도 아니다. 시험 난이도도 당연히 회사 마음이다. 여기 내용은 참고만 하고 맹신하지 말고, 여기 내용 전적으로 믿지 말고(Ex: 이 회사 코테는 쉽다는데 이번엔 개어렵잖아!!) 반쯤 재미로 참고만 할 것!!! **



-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 카카오(블라인드 전형) / 네이버 / 라인 / 네이버클라우드 / 이베이 (A그룹)
- 롯데정보통신 / CJ올리브네트웍스 / LG CNS / SKT (B그룹)

 

 내가 지원했던 기업중에 지금 글을 쓸수 있을정도로 생각나는 데만 적었다. 편의상 A그룹, B그룹이라고 나눴다.
딱 보면 알겠지만 A그룹이 흔히 말하는 IT 서비스 기업들이고 B그룹이 흔히 말하는 대기업 IT 계열사(=거의 SI)들이다.
일단 코테 전에 서류전형이 있기는 하니... 서류전형에 대해서 우선 대충 느낀점은 아래와 같다.

 

A그룹 (IT 서비스 기업) - 서류


 일단 IT 서비스 기업들은 대부분 서류는 그냥 자소서에다 욕이라도 박지 않는 이상 통과시켜준다. 당장 카카오를 비롯해서 몇몇 기업은 아예 시작할떈 자소서를 안 받고 면접 직전에 쓰도록 했다. 서류를 쓰는 기업들도 대부분 질문이 프로젝트 경험을 묻거나, 프로젝트에서 문제해결을 해 본 경험을 묻는 등, 쓰잘데기 없는 질문들 없이 진짜로 이 사람 개발역량만 평가하는 느낌이었다. 솔직히 이 회사들은 자소서 쓰면서 귀찮긴 해도 짜증나진 않았다. 왜냐하면 밑의 대기업 계열사들은 후....

B그룹 (대기업 계열사 = 거의 SI) - 서류

 

 그냥 흔히 생각하는 자소서를 써야한다. 지원동기부터 시작해서, 문제해결경험, 협동을 한 경험, 직무경험, 역경을 극복한 경험 등 회사마다 묻는 것도 다양하다. 솔직히 쓰면서 ㅈ같았다. 물론 똑같은 내용을 수십 군데에다가 적당히 다르게 포장해서 쏴야 하니까 그런 것도 있긴 한데, 지원 동기를 비롯해서 뭔가 인사담당자 눈에 들도록 별거 아닌것도 잘 포장해야 하고 걍 왜 이짓을 해야하나 생각이 좀 많이 들었다. 이럴때마다 해당 공고의 다른 직무, 특히 영업 등 문과직무 자소서 형식을 보면 "저런 걸 사람이 어떻게 다 쓰지?" 하는 질문들만 가득해서 개발직무 자소서는 그래도 쓸만하구나 하면서 꾸역꾸역 썼다.

 

 

 서류에서도 나름 유의미한 배수로 커트를 하는 편이다. 이건 경험담이라 잘 안다 ㅋ.... 물론 내가 자소서를 그렇게 신경써서 쓰는 타입이 아니라 그렇긴 한데... 아무튼 잘 써야 한다.

 

 


 

코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코테 난이도는 A그룹>>>>>B그룹이다. 나는 음.. A그룹은 떨어진 코테도 반이 넘고 다 푼적이 없는데, B그룹 코테들은 2시간을 다 채워본 적이 없다. 그냥 빨리 풀고 시간 남아서 바로 나갔다. 특히 롯데정보통신 코테는 시작하고 30분동안 못나가는데 그 전에 다풀어서 프로그래머스 기능 구경하며서 시간 때웠던 기억이 난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 이건 공채는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고, 코딜리티라는 플랫폼을 썼었다. 문제가 죄다 영어라 아마 영어 못하면 힘들수 있는데, 코드포스에서 몇문제 풀어봤던 기억이 도움이 됐다. 문제보다도 영어가 일단 큰 장벽이었는데, 문제는 그래도 공부했으면 풀수 있는 정도로 나왔던걸로 기억한다. 통과했었음.

 

 

카카오 블라인드 2022 - 아주 흥미로웠고, 솔직히 코테가 재밌었다. 1차가 4시간동안 7문제 푸는건데, 당연히 어렵다. 프로그래머스에 기출문제가 다 있으니 보면 되고, 얘네들 특징이 비트마스크 좋아하고 설명충이다. ㄹㅇ 코딩하는 것보다 문제 제대로 이해하는게 더 어려울 정도로 설명이 길고 복잡한 문제가 많다. 설명이 짧으면 코딩이 무진장 어렵다. 


 2차는 알고리즘 문제가 아니라, 주어진 요구사항에 맞춰 자유롭게 코딩하는 문제다. 이게 생소할 수 있는데, 쉽게 말해 주어진 상황에서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어떻게 문제해결을 효과적으로 하는 지 평가하는 문제다. 이번에 나왔던 건 매칭 알고리즘 문제였는데, 매칭 관련해서 실력차에 따른 승패확률 등 상황을 전부 부여하고, 유저들의 MMR을 최대한 실제 실력지수에 맞게 추정하는 문제였다. 이것도 5시간인가 엄청 오래 봤는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풀었다. 실제 대회 환경에서는 스코어보드라고 해서 실시간으로 다른 사람들의 점수를 볼 수 있다. 이거 때문에 경쟁게임 하는 느낌이라 뭔가 의욕도 생기고 승부욕도 생겼다.


 무엇보다, 절대 100점이 나올수 없는 구조로 정확성과 효율성 사이에서 타협을 하도록 만들어져 있어서, 절대적인 정답이 없다. 이것도 아마 프로그래머스에 올라올 건데 풀어보면 알겠지만 접근 방식이 정말 여러가지가 다 가능하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롤이든 옵치든 MMR이 적용되는 게임을 해 봤을 테니 더욱 실생활(?)과 가까운 문제고, 실제로도 충분히 마주칠 수 있는 문제여서 흥미로웠다. 종료 30분전 기준으로 1000몇명 중 200몇등 했는데 통과함.

 

 

네이버 / 라인/ 네이버클라우드 - 셋 다 따로 신청받고 따로 코테하긴 했는데 다 떨어졌으니 묶어서 설명하자면, 걍 백준이나 프로그래머스 문제 잘 풀고 열심히 알고리즘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여기는 문제도 어려운데 채점 결과도 안 알려주니까, 빠르고 정확하게 풀줄 알아야 한다. 사실 빠르기는 적당해도 되는데 정확하게 푸는게 ㄹㅇ 중요하다. 코테는 테스트케이스 20개중에 하나만 틀려도 0점이니까... 푼 문제들은 예시 테스트케이스는 다 통과했는데 실제 테스트케이스에서 많이 걸린 것 같다. 

 

 

이베이 - 며칠전에 본거고, 솔직히 최합한 기업이 있어서 그냥 문제 구경만 해봤는데 카카오 3~4번 정도의 문제가 5개 있고 이걸 2시간 안에 풀라고 나왔다. 음... 5솔한 사람은 아마 백준 리더보드에서 볼수있지 않을까?

 



 롯데정보통신 / CJ올리브네트웍스 / LG CNS / SKT 등등 B그룹들은 다 비슷해서 한꺼번에 설명하겠다.

코테 문제는 위에서 말한거처럼 서비스 기업들과 비교할 바가 안 된다. 그냥 내가 풀면서 든 느낌이 어땠냐면...

 

 A그룹은 이 사람이 진짜 주어진 조건에서 이것저것 예외상황들을 모두 생각하며, 탐색, DP, 정렬 등 알고리즘 지식에 기반하여 상황에 맞는 최적의 알고리즘을 고안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냐? 를 물어본다면,

 

 B그룹은 주어진 조건에 맞춰서, 요구사항대로 정확히 구현할 수 있냐? 정도만 물어보는 느낌이다. 특별한 알고리즘이 필요 없이, 그냥 하라는 대로만 정확히 구현하면 따로 효율성 필요 없이 다 풀린다.

 

  대신, 이 기업들은 코테와 더불어 전부 인(적)성검사도 본다.

 

 

롯데정보통신 - 인프라 직무는 알고리즘 문제를 2문제를 줬는데 20분만에 다 풀었다.  대신 네트워크 지식을 묻는 객/주관식 문제를 따로 풀었고, 인성검사도 진행했다. 네트워크 문제는 학부 네트워크 수업 내용 2/3, 하드웨어 비롯한 단순 지식문제 1/3정도로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인성검사는 그냥 일관성 있게 착하게 잘 풀면 해결.

 

 

CJ 올리브네트웍스 - 여기 있는 기업들 중에선 코테가 그래도 좀 난이도 있었다. 사실 3문제 중에 2문제가 쉽고 마지막 3번째 문제가 BFS를 살짝 꼬아놓은 문제라 좀 어려웠다. 인성검사도 그냥 인성검사라 잘 풀면 된다.

 

 

LG CNS - 아... 여기부터 할말이 많다. 코테는 특별히 생각나는 문제 없이 잘 풀었다. 근데 여긴 인성과 더불어 적성검사도 본다. 흔히 타직무들 취준할때 나오는 그 적성검사다.

 비대면으로 진행해서 컴퓨터에 프로그램 깔고 풀었는데, 문제 하나하나는 쉬운데 문제마다 1분씩만 투자해서 풀어야 했다. 그래서 모르는건 바로바로 넘기는 게 전략이다. 어차피 이건 만점이 목표인 시험이 아니니까... 이거땜에 도서관 가서 LG 인적성 책 빌려서 조금 풀어봤는데, 실제로 시험 보니까 비대면 시험 전환 이후 출제경향이 완전히 바뀌어서 문제 난이도가 차원이 다르니 별로 쓸모 없었다. 막 쌓기나무 보여주고 거기에 블럭 몇 개 들어갔나 세어야 하는 문제도 나오고, 거리속력시간 문제도 나오고 해서 중고등학교 다닐때 생각이 났다. 문제는 전혀 어렵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중고등학교때 수학 포기하지만 않았으면 충분히 다 풀수 있는 문제들이다. 그거보단 시간관리랑 모르는 문제 나왔을때 바로 넘길수 있는 결단력이 중요하다.

 

 아마 2022년쯤 되면 신경향 반영해서 책 새로 나올거 같으니 그거 참고하면 된다. 나는 사실상 그냥 가서 풀었고 통과했다. 따로 책까지는 살 필요 없을거 같다...라고 말해도 취준생 심리상 불안한게 정상이다. 나도 책사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좀 했었으니까... 솔직히 개발자 취준할때 적성검사를 보는 기업 자체가 극소수라 책을 사기엔 좀 아깝고, 도서관에 구입 신청해서 빌려서 푸는거 추천한다.

 

 

SKT - 여기 코테는 난이도는 평이했는데 되게 실생활이 잘 접목된 문제가 나왔다. 마지막 문제로 오목의 승리조건을 구현하는 문제였고, 다른 문제 중에선 회사 주변 커피숍 브랜드 이름을 그대로 들고 나와서 웃겼던 기억이 난다. 

 

 인적성이 아주 ㅈㄹ같았는데, 적성이 많이 매웠다. 그 흔히 문과분들이 준비하는 책 사서 푸는 그런 유형들과 난이도로 나왔다. 이것도 비대면으로 컴퓨터로 봤는데, 사실 문제도 어려웠지만 따로 종이를 못쓰는 환경이고, 컴퓨터로만 그림 그리고 계산하고 모든 걸 해결해야 하는데 난 마우스로 뭘 그리는건 정말 못해서 고통스러웠다.

 

 특히 N-back 문제라고 AI면접 경험자분들은 아는 그 게임도 나왔다. 연속적으로 비슷한 그림들 보여주고 이게 n번째 이전의 그림이랑 같은지/다른지 판별하는 문젠데, 유튜브 가서 풀어보면 알겠지만 연습 안하면 풀기 많이 어렵다. 솔직히 떨어졌으니 얘기하지만 이딴거 다신 풀고 싶지 않다. 아무튼 적성은 그냥 싹 조지고 나왔다. 



 그냥 적성검사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SW분야 취준생한텐 너무 계륵인거 같다. 내가 위에서 적성검사 욕을 좀 써놨지만 사실 수천명 지원자 중에서 사람 가리려면 당연히 변별력 있어야 하는건 이해한다. 그런데, SW분야는 타 직무의 적성검사를 거의 코테로 대체해놨고, 극히 일부 기업만 적성검사를 본다. 코테도 준비해야 하는데 적성검사도 준비한다? 취준생활을 연 단위로 하지 않는이상 솔직히 힘들 것 같다. 이런 맥락에서 LG CNS정도의 쉬운 적성검사는 돈아까우니 책은 사지 말라고 했었다. 선택은 본인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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